특수목적고(특목고)와 자립형사립고(자사고)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의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막상 특목고나 자사고 입학을 준비하려면 막막해진다. 특목고나 자사고의 합격선이나 구체적인 전형방법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본보 교육팀이 나섰다. 부산외국어고교를 시작으로 특목고와 자사고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본다.

수업 듣다 보면 텝스·토플 준비

부산외고는 학생들의 외국어능력을 높이는 데 치중하고 있다. 일반계 고교보다 영어수업 시간이 배 정도 더 배정된다. 이인식 교감은 "일반계고에서 배우는 교과서 위주의 영어 이외에 원어민 수업을 통해 회화와 독해, 청취력 등을 향상시킬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말한다. 특히 영어회화 수업은 학생들을 20명씩 분반해 학습 효율을 높이고 있다.

이 교감은 "영어수업은 말하기 쓰기 듣기 읽기 등을 통합적으로 가르치기 때문에 수업을 듣다 보면 자연스럽게 토플이나 텝스를 준비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매월 희망자를 대상으로 자체 모의 토플 테스트를 실시해 학생들의 영어실력 향상을 지원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대학입시의 심층면접 시험에서 큰 효과를 발휘한다고 학교 측은 덧붙였다.

부산외고에 입학하면 제2외국어 실력을 갖출 수 있다는 것도 하나의 장점이다. 정상적인 수업을 한 학생이라면 중국어 일본어 프랑스어 독일어 중 하나 정도는 졸업할 때까지 대학교 2학년 수준으로 실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 일부 학생들은 졸업할 때쯤 중국 일본 등의 영화를 자막없이 볼 수 있을 정도의 수준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부산외고에 입학하기 위해 제2외국어를 따로 준비할 필요는 없다. 제2외국어 수업의 경우 철자부터 가르치기 때문이다.

개인별로 철저한 진학지도

특목고는 대학입시 내신성적에서 일반계고에 비해 불리한 것이 사실이다. 부산외고는 이 같은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입학 때부터 학생 개인별 성적을 철저하게 분석하고 관리해 맞춤형 진학지도를 실시하고 있다. 또 각 대학의 입시전형을 파악해 합격률을 높이고 있다. 이 교감은 "각 대학들은 전문교과(외국어) 심화선택과목에 가중치를 주기 때문에 이에 맞춰 진학지도를 하고 있으며 텝스나 토플 성적 등으로 내신의 약점을 극복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특목고 학생들에게 유리한 수능 100% 우선선발 전형이나 글로벌리더 전형 등을 자세하게 분석해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것도 큰 성과를 올리고 있다. 특히 진학부를 따로 구성해 지난 1996년부터 진학백서를 만들고 있으며 전문화되고 축적된 진학지도 자료를 통해 주요 대학에 상당수 학생들을 합격시키고 있다. 실제로 2007학년도에는 서울대 16명을 비롯해 고려대 56명, 연세대 43명, 성균관대 39명 등이 합격했고 부산대에도 123명이 합격했다. 등급만으로 대학입시를 치러 특목고들이 큰 어려움을 겪었던 2008학년도 대입에서도 서울대 13명, 고려대 30명, 연세대에 17명이 합격한 바 있다. 학교 측은 "올해 대입에는 수능 등급뿐 아니라 표준점수와 백분위가 함께 공개되기 때문에 지난 2007학년도 수준의 진학성적을 거둘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부산외고는 또 새롭게 각 대학들이 도입하고 있는 입학사정관제에도 적극 대비하고 있다. 입학사정관제도란 각 대학의 입학사정관이 각 고교에 투입돼 현재 학업성적보다는 잠재력 있는 학생들을 선발하는 제도다. 이에 대비해 부산외고는 글로벌인재인증제를 실시하고 있다. 생활태도, 자원봉사, 리더십, 어학능력, 학업 등 모든 분야에서 높은 수준의 기준을 통과한 학생들을 글로벌 인재로 인증해 입학사정관제를 활용하는 대학들에게 정보를 제공한다.

합격자 평균 성적은 이렇다

특목고 진학을 위해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것 중 하나는 바로 합격선. 부산외고는 우선선발전형으로 142명, 일반전형으로 258명 등 총 400명을 선발한다. 우선선발전형 중 어학우수자는 어학환산점수(100점)와 자체적으로 실시하는 적성검사점수(120점)로 선발하며 교과우수자와 간부역임자의 경우 내신점수(100점) 적성검사점수(120점)로 신입생을 뽑는다. 동점자가 발생하면 적성검사 총점, 영어,언어영역 고득점자 순으로 학생을 선발한다. 일반전형의 경우 내신성적(300점)과 적성검사점수(120점), 가산점수를 합산해 합격자를 선발한다. 내신성적은 중학교 2학년 1, 2학기와 3학년 1, 2학기의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 성적을 반영한다. 2학년 내신 40%, 3학년 내신 60%를 반영한다.

부산외고가 자체적으로 실시하는 적성검사시험은 영어시험(90점)과 언어시험(30점)으로 나뉜다. 영어시험은 다시 청해(10문제 10점) 독해(25문제 40점) 논리(25문제 40점)로 구분된다. 청해와 독해시험은 수능 수준의 어휘가 출제된다. 중학교 정규 영어수업만 받아서는 영어시험을 잘 치를 수 없다는 말이다. 논리문제는 수학적 창의력을 평가한다. 문제 수준은 중3 정도이다. 하지만 영어로 문제가 출제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언어는 중3 정도의 국어교과 심화문제가 출제되며 지문은 교과서에서 출제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한자와 고사성어 문제가 출제되기도 한다. 언어시험은 국어인증시험과 유사한 유형으로 생각하면 된다. 부산외고는 중3을 대상으로 자체적으로 개발한 ESAT 시험을 매년 5∼6월께 실시한다. 부산외고 입학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시험에 응시해 볼 만하다.

부산외고의 합격자 평균성적은 내신의 경우 학교 석차평균 11% 내외이고 적성검사점수의 경우 88점(120점 만점) 정도다. 하지만 내신성적을 환산한 점수 편차가 매우 작기 때문에 적성검사시험을 잘 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정연호 교무기획부장은 "지난해 적성검사시험의 합격 커트라인은 82점 정도였지만 내신성적이 아주 좋은 경우는 적성검사성적 80점으로 합격한 경우도 있고 내신성적이 나빠도 적성시험을 잘 치러 합격하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또 특목고 합격은 1, 2점으로 당락이 결정될 수도 있기 때문에 가산점을 챙기는 것도 중요하다. 부산외고는 일정 기준 이상의 어학우수자에게 적성검사 취득점수의 2%를 가산점수로 부여한다.

이밖에 알아두면 좋은 것들

부산외고는 학년별로 중국어과 일본어과 각각 3개반, 프랑스어과 독일어과 각각 2개반이 있다. 학생들은 반을 선택할 때 1지망부터 4지망까지 할 수 있다. 각 반의 희망자가 겹칠 때는 성적 순으로 배정한다. 부산외고는 기숙사가 없다. 대신 학교 측은 총 68대의 차량을 동원해 학생들을 등하교시킨다. 이들 차량은 학교와 학생들의 집 사이를 최단거리로 이동한다. 동아리 활동이 활발한 것도 부산외고의 특징이다. 풍물 태권도 영자신문 등 다양한 분야에서 동아리 활동이 활발하게 이뤄진다. 등록금은 분기별로 110만원 정도다.

*출처-부산일보